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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Review

[도널드 노먼의 UX 디자인 특강] 복잡함을 디자인한다는 건

 

 

 

 

INTRO

UX를 공부하는 분들이라면 한번쯤은 들어 봤을 법한 이름, 도널드 노먼.

그의 대표적인 책인 '도널드 노먼의 UX 디자인 특강'은 UX를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필수 지침서처럼 불러지고 있다.

항상 읽어야지, 읽어야지 미루고 있었던 책인데, 이번에 트레바리를 하게 되면서 책을 읽게 되었는데,

그에 대한 리뷰를 해보고자 한다.

 

 

 

 

도널드 노먼이 누군데?

책의 저자인 도널드 노먼은 인지과학의 대부이면서

<비지니스 위크>에서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디자이너' 중 한사람이다.

또 UX(User Experience. 사용자경험)의 창시자라고도 불리며, UX디자인에 대해서 또 인간 중심 디자인이라는 부분에 있어서 직접 그 분야를 개척하고 발전시켜 온 심리학자이면서 디자인 교육자이다.

아마 많은 분들은 애플 부사장 출신으로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복잡함을 해소하기 위해  단순한 디자인이 답인가?

 

내가 책을 읽으면서 나의 머리를 '탁' 치고 간 것은, 내가 복잡함을 디자인할 때의 자세였다.

나는 항상 UX/UI 디자인을 할 때, 복잡함을 해소시켜 줄 수 있는 것은 '단순함'이라고 생각했다.

여기서 말하는 나의 단순함은 '외관적 단순함'을 말한다.

한 뷰에 많은 버튼 보다는,  적은 버튼을. 너무 많은 디자인 요소보다는 몇 가지만 살려서 강조 시키는 걸로. (그러다보면 뷰가 많아지긴 한다.)

하지만, 정말 단순함이 정답일까? 

 

 

사람들은 하나의 기능이 아닌, 다양한 기능을 원하고 있고,

같은 제품을 사더라도 더 옵션이 많은 제품을 사게 된다.

이런 기능들을 넣으려면 제품은 심플해질 수 있을까?  여기에서 우리는 하나의 아이러니를 발견하게 된다.

사람들은 기능은 많으면서도 사용하기에는 간편한 것을 원하기 때문이다.

복잡함과 단순함이 대립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복잡함 속에서도 규칙과 질서는 있기 마련이다.

 

'복잡함'과 '혼란스러움'은 확연히 달랐고, '복잡함'이라는 건 물리적인 요소보다는

심리적인 요소가 작용되는 부분이었다. 우리는 '혼란스러움'을 피해야한다.

 

자신의 책상이나 일하는 부분을 생각해보자. 아니면 내 가족의 방이라도.

굉장히 정리가 안되어 보이는 공간인데, 거기를 사용하고 있는 주인은 자신의 물건을 굉장히 잘 찾고

업무도 효율적으로 한다. 보이지 않는 규칙과 질서가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그의 방을 치운다면, 그에 대한 규칙과 질서는 깨지는 거고,

그는 아마 자신의 물건을 찾기 위해 상당한 시간을 쏟고 업무 효율도 떨어지게 될것이다.

 

또 책에 든 예시를 들자면, 우리가 사용하는 문자는 굉장히 복잡하게 되어 있으나, 우리는 이를 학습하고

사용하는 데에 시간을 들이면서도 혼란스럽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그것을 학습하고 익히는 데에 집중한다.

 

복잡함을 이해하는 첫 번째 방법은 사물 자체의 구조를 파악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우리의 능력과 기술이다. 결국 복잡함을 터득하는 핵심은 ‘이해’인 것이다.

 

복잡함은 길들일 수 있는 부분이고, 여기에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로 하고 있다.

우리의 과제는 복잡함이 혼란스러움이 되지 않도록, 복잡함을 다스리는 것이다.

 

 

 

 

복잡함을 사회적 기표로 해소할 수 있다.

 

이런 복잡함을 이해시킬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있다. 바로 사회적 기표이다. 

디자이너와 기획자들은 소비자들이 제품을 적절하게 사용할 수있게 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기표를 배치해야 한다.

 

기표는 우연한 부산물이지만 복잡함을 이해하는 강력한 근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기표가 정보를 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디자인되고 설치된다.

 

책에 든 예시를 들자면, 기차 플랫폼에 사람이 많으면 '아 아직 열차가 도착하지 않았구나.'라고 생각이 들고,

플랫폼에 사람이 적으면 '아 기차가 떠났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

눈 속에서 어떤 길로 가야할지 모르겠다면 발자취를 좇아가면 되고, 어떤 책을 읽을까 고민이 된다면

경험을 한 자에게 물어보면 된다.

 

우리는 복잡함을 해소하기 위해 손쉽게 발견할 수 있는 기표를 제시해야하고,

그렇지 않으면 수많은 기표를 이해하고 활용할 줄 아는 창의력과 상상력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또 하나 신경써야하는 부분이 있다.

한눈에도 명백한 의미를 보이는 기표라도 전혀 상관 없는 곳에서 발생되면 잘못 해석할 수 있다.

 

뭐든, 적절한 상황에 적절하게 배치가 되어야한다.

 

그러면 디지털에서의 사회적 기표는 무엇일까? 예로 책에서는 추천 시스템을 들었다.

우리는 인터넷이라는 가상 곤간에서 어떠한 활동을 하면 흔적이 남아진다. 검색어 목록이나 읽은 페이지, 클릭한 링크 등은

유저의 관심사를 반영하고, 특히나 다른 곳에서 참고한 페이지는 더더욱 그렇다.

상점에서는 사람들이 탐색하고 구매한 제품이 관심 기록이 될 수 있다.

이는 눈 위에 발자국이 앞 사람이 지나간 경로를 알려주는 것과 비슷하다.

 

이러한 시스템은 복잡함과 상대하는 우리의 상호작용을 간소화시켜준다.

하지만 잘못된 예측(잘못된 추천 알고리즘과도 같겠지?)은 더욱더 혼란을 부른다.

 

 

 

사용자 경험 디자인

우리가 서비스를 접할 때 눈 앞에 바로 보이는 부분은 '프론트 스테이지',

보지 못하는 부분은 '백 스테이지'라고 한다.

IT로 보자면, 데이터와 로직 등을 담당하는 Sever, 즉 백엔드가 백 스테이지이고.

내 눈 앞에 보이는 앱과 웹들의 UI와 인터렉션 등, 즉 프론트엔드가 프론트 스테이지이다.

사람들은 서비스를 접할 때 프론트스테이지만 보지만, 사실상 원활한 서비스 경험을 위해서는

백스테이지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이 부분이 모든 업무가 처리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프론트스테이지만 생각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는 부분이다.

 

가끔, 프로젝트를 하거나 공모전을 나가거나 앱에 대한 디자인을 하거나 내가 안드로이드 개발을 할 때

기획단에서 데이터를 어떻게 사용할건지, 이 기능과 저 기능은 어떻게 이어 놓을건지에 대해 간과하고 놓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그러다보면 일단 서버들은 혼란을 일으킨다. '여긴 무슨 데이터를 사용하는거지? 뭘 원하는거지?'라고 말이다.

기능과 기능을 잇는 로직을 빼먹게 되면 디자이너들과 프론트개발자들은 멈칫하게 된다.

'이 버튼을 누르면 이 기능이 오는게 맞아?' , '이 뷰랑 이 뷰는 어떻게 이어지는거지?'라고.

그러다보면 프론트에서 개발할 때에도, 백엔드를 개발할 때에도, 디자인을 할 때에도 어디 하나가 나사가 없는 것처럼

뚝뚝 끊기는 앱 서비스가 되고 만다.

따라서, 보이는 부분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서비스를 처리하는 백 단도 굉장히 신경써야하는 부분이다.

 

또한 서비스는 경험이고, 행동이 중요하다. 사용자의 경험을 무시해서는 안된다.

웹사이트를 방문하는 사용자들은 제각각의 니즈가 있고, 제각각의 행동을 한다. 

그들의 경험의 질을 떨어트리지 않기 위해서는 그들의 행동에 주목을 하고

그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해줘야 한다.

또한 그들의 불만을 귀기울어 들어서 이에 맞게 대응하고 개선해야한다.

 

또한 서비스는 제품과 달리 눈에 띄는 화려함이 없고, 서비스 디자인은 절차이다.

그래서 완료된 상태가 아니라 계속 실행중인 상태를 분석해야한다.

 

 

 

 

대기 시간 또한 디자인이 되어야 한다.

사람들은 기다림에 대해 짜증과 화를 낸다. 특히 한국 사람들은 더더욱 빠른 행동과 빠른 서비스에 익숙해져 있기에

자신이 서비스를 경험하는 동안에 기다림이라는 걸 경험하게 되면 불만을 하게 된다.

 

혹시 엘레베이터에 거울이 있는 이유를 알고 있으신가?

미국 고층 빌딩 열풍이 한창이던 1853년,

오스티사에서는 세계 최초로 안전장치가 부착된 엘리베이터를 개발했다.

 

하지만 이 엘리베이터는 속도가 빠르지 않았고, 그래서 기다리는 시간이 있었다.

이에 엘리베이터 이용객들은 불만을 가지고 있었는데, 당시 기술력으로는

엘리베이터 속도를 더 빠르게 할 방법이 없었다.

이 때 떠올린 것이 엘리베이터에 거울을 설치하는 것이었다. 

오티스사의 한 직원은 엘리베이터에 거울을 설치해 이용자들이 거울을 보면서

엘리베이터가 올라가는 속도에 대해 무감각하게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냈었다.

 

결론은 거울을 설치하는 것은 성공적이었다. 이용객들은 거울을 보느라 속도에 대해

크게 신경을 쓰지 않게 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당시에 이에 좀 큰 영감을 었었었다.

그리고 우연히 기다림을 디자인해본 적이 한번 있다. 춘천에서 스마트시티에 대한 해커톤에 참여한 적이 있는데,

당시 춘천에 사는 친구들의 인터뷰를 한 결과,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이 굉장히 길고, 기약없는 그 기다림이 

매우 짜증이 난다고 했었다.

 

그래서 우리 팀은 스마트거울을 이용하여 정류장에서 게임을 하고 정보를 얻고,

스노우와 같이 필터를 통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키오스크를 설치하는 아이디어를 만들었다.

또한 이 키오스크는 춘천시의 관광테마에 맞춰서 각 정류장에 따라 테마가 다르게 기획하였다.

 

상은 받지 않았지만, 나에게 기다림을 디자인한다는 건 색다른 경험이었다.

스마트시티라는게 엄청 삐까뻔쩍한 것이 아니라, 그들의 삶을 조금이라도 편하게 혹은 즐겁게 만들 수 있는 거에

기술이 도움을 준다면 스마트시티가 아닌가,라는 생각이었다.

그들은 긴 배차간격, 그리고 서울과 달리 도착 예상시간을 정확히 알 수 없는 대중교통에 대한 불만이 있었고,

이는 물리적으로 차를 늘릴 수 있는 부분이 아니였기에, 그 기다림을 새로운 경험으로 만들어주면 되었었다.

 

그럼 대기열을 디자인하는 방법은 어떤것일까?

1. 개념적 모델을 제공하라 - 훌륭한 개념적 모델은 앞으로 일어날 일을 예측하고 이해할 수 있게 돕는다.

2.기다림을 이유있게 만들어라 - 백스테이지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납득한 사람들은 기다림의 필요성을 적절하게 받아들인다.

3. 기대를 충족시키거나 그 이상을 주어라 - 기다림에서 얻는 경험은 소비자의 기대를 넘어서야 한다.

4. 사람들이 무언가를 하게 하라 - 대기 중ㅇ니 사람에게 적절한 활동을 제공하면 지겨운 기다림도 긍정적인 경험으로 바뀔 수 있다.

5. 공정하게 하라 - 감정은 생각지도 못한 요소들의 영향을 받는다. 불공정한 것처럼 보일 때 사람들의 감정은 급속도로 불쾌해진다. 기다림에서 좋은 경험을 결정짓는 가장 강력한 기준은 공정한 대우를 받았는지 이다.

6. 강하게 끝내고 강하게 시작하라 - 독특한 경험은 언제나 도드라지게 기억된다. 기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순서는 끝, 시작, 중간이다.

 

 

 

 

끝내며

이 책이 쓰여진지가 10년 정도가 지났다고 들었는데, 오늘날의 사회에 정말 어울리는 UX 책이 아닌가 싶다.

책에 더 많은 내용과 정리할게 많지만 내가 읽으면서 개인적으로 느끼고, 메모하고자 한 부분은 여기까지이다.

 

현재 IT 뿐만 아니라 다른 기술들은 계속 발전하고 있고, 발전함과 동시에 새로운 것들이 계속 생기고,

세상은 점점 복잡해진다. 사람들도 많은 기능을 원하고 많은 경험을 원한다. 그래서 복잡함을 디자인해야하고,

이에 기획과 디자인이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책을 다 읽고 덮었을 때, 무조건 간단함만이 정답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적절한 복잡함은 필요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복잡함은 피할 수 없을 수 있고, 이 복잡함은 디자인을 하기에 따라 '복잡하게 보이지 않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루고 미루었던 책을 드디어 읽게 되어서 너무 기쁘고, 조만간 다시 정독을 하면서

새로운 인사이트를 다시 발견해봐야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