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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Review

[브랜드 브랜딩 브랜디드] 브랜딩에게 한 발자국 다가가기

저번 시즌에서 '날마다 브랜드'를 읽고 두번째로 읽게 된 임태수 님의 '브랜드 브랜딩 브랜디드'.  예전부터 추천을 여기저기서 받아서 읽어야지, 생각만 하다가 트레바리 덕분에 읽게 되었다.

그 전에 읽었던 '날마다 브랜드'처럼 '좋은 브랜드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여러 형태로 적혀져 있다. 정말 어려운 질문에 정말 어려운 답인데도 불구하고 여러 예시와  저자의 생각을 읽다보면 하나의 에세이를 읽듯이 물 흐르듯 읽고 내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다.

물론, 좋은 브랜드가 무엇인지에 대해 한 줄로 정의하기는 어려웠다.

 

 

 

 

책의 구성

 

책의 목차는 크게 브랜딩, 브랜드, 브랜디드로 나누어져있다. 책의 제목과도 일치한다.또한 본문에 앞서 여러 글귀가 간지 형태로 나온다.

저자가 이 책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핵심 메세지가 나오면서독자가 이 책의 본문에 들어가기 전, 한번 더 메세지를 가슴에 새길 수 있게 해주는 것 같다.

 

그리고 '날마다 브랜드' 때 부터 느끼는 거였지만, 임태수 저자의 책은 '보기가 편하다.'책 내용이 쉽거나 그런 것도 아닌데도 말이다.

보기 편하다,라는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것 중 제일 큰 것이 바로 종이의 질인 것 같다.(라고 생각이 들었다)

실은, 내가 좋아하는 종이이기도 하다. 출판학과를 다녔을 때 실습할 때 나는 이렇게 미색에 까슬까슬한 종이를

정말 자주 사용했었다. 글자를 읽을 때 덜 피로하기도 하고 일반 종이보다 책이 품고 있는 아날로그적 감성을

더 극대화 해주기 때문이다. 

저자가 이 종이로 책을 내면서 어떤 이유로 이 종이를 사용했는지, 정확한 의도는 난 모르지만

어느정도 내가 느끼는 이 편안함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던 게 아닐까 싶다.

 

 

가장 강력한 브랜드

브랜딩을 한다, 라고 하면 대부분 로고를 만들거나 메인 컬러를 정하거나 하는 것을 생각한다.

하지만 좋은 브랜드란 표면적인 디자인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제품의 가격, 유통, 프로모션, 상품 기획 등

모든 부분에서 조화롭게 어우러지면서 좋은 브랜드가 탄생 된다.

그래서 브랜딩에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사고는 바로 '변해야 하는 것'과 '변하지 않아야 하는 것'의 범주를 파악하는 것이다.

로고, 패키지 디자인, 색상 등은 시대에 따라 혹은 타겟에 따라 변할 수 있다. 하지만 브랜드 내면에 자리한 철학과 신념, 지향하는 가치 등은

변하지 않아야 한다.

이러한 부분들이 변하지 않고 오랫동안 지속되면 사람들은 그 브랜드를 '좋은 브랜드'라고 생각하게 된다.

어떠한 생각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었는지 명확하게 하는 것이 브랜드의 시작인 것이다.

 

강력한 브랜드를 만드는 시작은 내부 구성원들과 얼마만큼의 공감대를 이루느냐에 달렸고,

가장 강력한 브랜드는 내부 구성원이 하나의 지향점을 바라보며 자발적으로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인 에너지를 외부로 전파하는 것이다.

위  내용을 읽다가 생각난 것이 있는데 최근에 여러 아티클을 보다가 사내 인플루언서에 대한 글을 봤었었다.

 

www.ttimes.co.kr/view.html?no=2020122312357720111

 

'직원 인플루언서' 득일까 독일까

최근 월마트, 세포라, 던킨 등 회사가 직원들이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가 되라고 독려하고 있다. 직원들이 회사 이야기를 자유롭게 공유하면서 홍보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반면

www.ttimes.co.kr

위의 아티클이었는데, 최근 월마트, 세포라, 던킨 등에서는 직원들에게 소셜 미디어를 권장하고 있다. 심지어 리워드도 준다.

내부 구성원이 하나의 지향점을 바라보며 브랜드의 긍정적인 메시지를 외부에 전파한다면 이 만큼 좋은 홍보 효과도 없을 것이다.

직원들이 운영하는 SNS의 팔로우 수를 합친다면 유명 인플루언서의 파급력을 보일 수도 있는 것이며

콘텐츠 하나가 대박만 나도 그 홍보 효과는 어마어마하다.

 

하지만 칙필레이, 파네라 등 소셜미디어에 회사 이야기를 공유한 직원들을 해고하는 회사도 있다. 

올라온 영상은 조회수가 수백만회에 달할 정도로 인기가 있었으나

근무 시간에 영상을 제작 했고 회사 제품을 사적으로 유용 했다며 해고를 했다.

통일되지 않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브랜드를 한 방향으로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브랜드 리더가 구성원과의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합의된 방향성을 명확하게 공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브랜드 내부 구성원들의 생각을 하나로 모아 실체화를 해야하고 내부 구성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브랜드를 정의해야 한다.

결속이 잘된 조직은 강제로 시키지 않아도 구성원 스스로가 살아있는 브랜드 채널을 자처하며

외부에 브랜드 장점을 적극적으로 알릴 것이며, 또한 외부에서도 해당 브랜드에게 긍정적인 시선을 수밖에 없을것이다.

 

내 일상의 브랜드

일상 생활을 살다보면 수많은 브랜드를 만나게 된다.

하지만 내가 왜 이 브랜드를 사용하는지, 이 브랜드는 왜 안 좋아하는지,

내가 머물고 있는 시선에는 어떤 브랜드가 있는지에 대해 깊게 생각해본 적은 없던 것 같다. 

 

일단, 나는 이솝과 러쉬를 좋아한다. 나는 향을 엄청 중요하게 생각한다.

향은 보이지 않지만, 이미지를 무엇보다 잘 형성시켜주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아서 이미지를 상상하면서 더욱 강렬하게 느껴진다고 해야하나.

향이 나의 개성이 될 수 있고 나의 이미지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핸드크림, 향수, 샴푸 등 향이 나는 제품을 굉장히 좋아한다.

처음 향수를 접했을 때는 조말론을 굉장히 좋아했었는데 주변에 조말론 쓰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지면서 

새로운 향을 찾다가 이솝과 러쉬를 알게 되었다.

특히 러쉬 중에서도 흔한 향보다는 좀 더 니치한 향수와 바디스프레이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아직도 조말론의 몇몇 향수는 좋아해서 사용하고 있긴 하지만)

 

그리고 평소 러쉬 향수를 쓰는 이유 중 제일 큰 이유는 젠더리스한 향수를 자주 쓰기 때문인데, 

좀 더 젠더리스한 니치 향수를 찾다가 바이레도를 알게 되었다.

바이레도는 남성향, 여성향 구분없이 ‘냄새에는 성별이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철학을 지니고 있다.

플로럴 향은 여자향수, 우디향은 남자 향수라는 것을 벗어나서  이젠 남자도 달달한 꽃향을.

여자도 시원한 우디향을 사용할수 있도록 만들었다.

그래서 바이래도의 향수병은 매우 심플하다. 투명한 유리병에 검은색 뚜껑,

그리고 검은 글씨로 새겨진 하얀 라벨이 향수 패키지의 전부이다. 남녀 누구나 사용해도 부담스럽지 않는 겉모습이다.

 

그리고 나는 시현하다를 좋아한다. 

시현하다는 그 사람마다 고유의 색을 지니고 있다는 가치에서 태어난 브랜드.

흰 배경에 정자세로 찍는 증명사진에서 벗어나서 다양한 색 배경, 개성있는 표정과 자세, 여러 컨셉 등으로

증명사진 역시 ‘나’를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처음 시현하다를 SNS를 통해 봤을 때, ‘증명사진을 이렇게 다양하게 찍을 수 있다고?’ 하면서 굉장히 인상이 깊었다.

맨날 SNS로만 보다가 작년에 학생생활을 마무리하는 기념으로 1년동안 4계절마다 다른 컨셉으로 나를 기록한 적이 있었는데.

처음 시현하다의 문을 열고 들어갔을 느껴지는 시그니쳐 디퓨저 냄새부터 나의 컬러를 고르고

어떤 분위기를 찍을지 고민하는 과정, 그리고 촬영 작가님과 나에게 어떠한 매력이 있고, 무슨 매력을 극대화 시킬것인지

이야기하는 과정 등이 나를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같았다.

 

요즘 눈여겨 보고 있는 브랜드는 LAKA이다.

LAKA는 한국 최초의 젠더 뉴트럴 메이크업 브랜드이다 

뉴트럴은 여성과 남성, 난색과 한색 어느 것에 갇히지 않는 라카의 철학이 담겨있다.

취향에 맞다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게 라카의 보랜드 본질이며, 

라카는 모든 제품에 대해 성별을 구분하지 않고 여성과 남성 모두의 룩을 제안한다.

그래서 LAKA의 룩북을 보면 한 제품을 남녀모두가 사용하고 있다.

라카 제품은 한 번의 터치로 선명하게 발색되지 않는다.

산뜻하고 가볍게 발려서 누구나 한 제품으로 여러가지 룩을 연출할 수 있게 만들었다.

연하게 바르고 싶은 사람은 연하게, 진하게 바르고 싶은 사람은 여러번 선명도를 조절해서.

이런 제품 발림의 특성에도 남녀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려는 그들의 철학이 보인다.

 

카페에 갈 때는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다. 여유를 즐기고 싶을 때는 프랜차이즈 카페보다는 개인 카페를 선호한다.

해당 카페만의 특유 매력을 한껏 느끼고 싶기 때문이다. 카페에서 파는 시그니쳐 메뉴부터 인테리어, 향 그리고 채광까지.

작업을 할때는 여러 프랜차이즈 카페가 있지만 스타벅스를 선호한다.

일단 MD 상품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고 가끔 음료를 커스텀해서 먹는 재미도 있고 내가 좋아하는 허니자몽블랙티가 있다.

하지만 내가 스타벅스를 선호 하는 이유 중 제일 큰 비중은 어느 지역의 스타벅스를 가도 기본은 하기 때문이다.

스타벅스 어느 매장을 가도 콘센트도 적절히 배치되어 있고 와이파이도 잘 터진다. 직원들도 친절하다.

오랜 시간 노트북을 하고 작업을 해야할 때에는 나에게 스타벅스 만한 곳이 없다

 

이처럼 좋아하는 브랜드에 대해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면 그 사람이 지닌 가치관이나 그 사람만의 스타일에 대해서도 알 수 있다.

실은, 나 역시 내가 뭘 좋아하지?라고 제대로 정의를 내려본 적이 없는데 책을 읽으면서 나는 어떤 브랜드를 좋아하더라, 라고 생각하면서

내가 호감을 가지고 있는 브랜드를 나열하고 왜 호감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정의를 내려보면서 내 성향을 조금씩 파악하게 된 것 같다.

 

이처럼 브랜드를 통해 모호한 자신의 성향을 정리해보는 것도 꽤 흥미로운 일이다.

 

 

스탠더드 브랜딩

저자는 브랜드를 만들고 브랜딩을 기획하면서 좋은 브랜드에 대한 나름의 기준을 정했다. 저자에게 스탠더드란 좋은 브랜드에 대한 세가지 기준을 충족하는 것을 의미한다.

 

1. 좋은 브랜드는 명확한 생각과 관점을 지녀야 한다.

- 책에서도 많이 언급되지만, 브랜드란 눈에 보이지 않는 추상적인 개념이기 때문에 반드시 지녀야 하는 핵심이며 구성원들과 끊임 없이

이를 공유하고 공감할 줄 알아야 한다.

 

2. 포괄적인 차원으로서의 아름다움이다

- 시각적인 아름다움 뿐만 아니라 태도나 사고 방식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것 또한 브랜딩의 미학이다.

가치로서의 아름다움은 제품이나 서비스가 지니는 본질적인 기능에 충실해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는 것을 의미한다.

더불어 표현적인 아름다움도 중요하다. 따라서 가치로서의 아름다움과 실제 표현으로서의 아름다움을 두루 갖출 때

좋은 브랜드라고 할 수 있다.

 

3. 브랜드만의 고유성이 있는지에 대한 여부

- 충성 고객이 되게 만드는 매력 요인, 즉 다른 브랜드에서 찾아볼 수 없는 개성을 지닌 브랜드를 좋은 브랜드라고 생각한다.

사람에 비유한다면, 그 사람만이의 매력이 무엇인지에 대한 이유라고 할 수 있다.

모두가 좋아하는 브랜드란 있을 수 없다. 그렇기에 브랜드만의 기준을 설정하고 꾸준하게 지켜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스탠더드, 일상에서 오래 지속 가능한 가장 보통의 브랜드를 지향하지만 결코 평범함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세 가지 기준과 여러 가지 요소가 균형을 이룬 브랜드는 다른 것들보다 교유하고 아름다운 개성을 지닐 수 있다.

 

 

브랜드는 누구나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실은 내가 UX/UI 디자인을 공부하게 되면서 브랜딩이라는 것을 빼놓을 수 없었다.

실무에 가면 브랜딩 팀이 따로 있겠지만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거나 개인 과제를 할 때

어쩔 수 없이 해당 서비스의 브랜딩을 해야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나한테 너무 어려웠다. 

체계적으로 디자인 교육을 받아본 것도 아니고 브랜딩을 어떻게 해야하는지도 감도 안 잡혔다.

좋은 브랜딩의 기준도 잘 모르겠다,가 제일 정확한 것 같다. 그래서 항상 브랜딩 하는 데에 자신이 없었다.

내가 만들고 있는 것에 대해 확신이 없었다.

 

하지만 책을 보면서 좀더 브랜딩이라는 것을 공부하게 되었고 좋은 브랜딩의 기준을 세울 수 있었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일맥상통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하나의 기준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이 

조화롭게 이루어져야하는 부분. 

 

책을 읽기 전에는 브랜딩이라고 했을 때 무작정 '로고가 이뻐야하고' '색상이 예뻐야하고' 등을 생각 했다면

이제 일상에서 브랜드를 마주하거나 내가 프로젝트에 임할 때는 좀 더 세밀하게 관찰하고 터치할 수 있을 것 같다.

 

저자는 말한다. 결국 브랜딩이 자신만의 기준을 일관되게 실체화하는 과정이라면, 브랜드는 누구나 만들 수 있어야 한다고.

달리 표현하자면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는것이다."라고 말할 수 있다고.

 

실은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도 왜 좋아하는지 생각해보면 논리적이지 않을 수 있다. 이는 사람에게 호감을 가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우리가 어떤 사람에게 호감을 가질 때 생각보다 논리적이지 않다. 이유 없이 좋은 느낌이거나 왠지 마음에 든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 사람이 풍기는 분위기라던가 목소리, 아니면 그 사람의 스타일. 아니면 취향이나 사고방식이 나와 비슷해서 호감을 가질 수도 있다.

심지어 나는 예전에 어떤 사람의 향이 좋아서 다른 이유 불문하고 그 사람에게 호감을 가진 적도 있다.

 

그래서 우리는 브랜드를 좋아할 때 그냥 괜히 좋아보여서 좋아할 수도 있다.

내가 생각하는 가치관과 브랜드의 가치관이 맞아서 좋아할 수도 있으며 가격적인 면에서 합리적이라 생각해서 좋아할 수도 있다.

상품이 예뻐서 좋아할 수도 있고.

 

그래서 브랜드만의 기준을 설정하고 꾸준하게 지켜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만의 스탠더드로 브랜딩을 꾸준히 지속해 나간다면 빠르진 않아도 더 멀리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라고 저자는 말한다.

 

나 역시 나 스스로를 브랜딩하는 과정이 별로 없었던 것 같은데,

나는 어떤 사람이고 어떤 것을 추구하는지 나를 정의해보고 꾸준히 브랜딩 해봐야 겠다고 생각했다.

나 자신을 내가 잘 알고, 나를 꾸준히 보여준다면 나와 핏이 맞는 회사와 팀원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라고

취준생으로의 생각도 해보았다 :)

 

(이번 달의 스스로의 과제는 나를 브랜딩 해보자,가 되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