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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Review

[날마다, 브랜드] 올바른 브랜드에 대한 깊은 생각

트레바리 4번째 책으로, 29cm,한화생명, 아모레퍼시픽 등 여러 브랜드 리뉴얼 기획 및 브랜드 경험 디자인 프로젝트를 하셨던임태수 님이 쓰신 '날마다, 브랜드'를 읽게 되었습니다.

해당 책은 '브랜드' 뿐만 아니라 나의 사고 방식, 디자이너로의 마음가짐 등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끔 했던 책으로

굉장히 감명깊게 읽었습니다.

 

이 포스팅은 날마다, 브랜드를 읽고 지극히 저의 개인적인 생각을 주저리주저리 적어놓은 글이기 때문에,

해당 책을 읽으신 분들은 자유롭게 의견을 주셔도 좋을 듯 합니다 :)

 

 

 

 

 

책에 대한 첫 인상

책을 구매하기 위해 교보 문고를 갔었습니다. 항상 뭔가 읽고 싶은 책이 있으면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으로 구매를 하려고 합니다.

왜냐하면, 책에 대한 첫 인상을 느끼고 싶기 때문입니다.

책에서 느껴지는 촉감과 새 책 냄새, 그리고 내가 이 책의 표지를 처음 봤을 때 느끼는 감정, 그것들을 바로 느껴보고 싶어서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으로 책을 구매하는 걸 선호합니다.

제가 이런 사족을 주저리주저리 적어놓는 이유는 조금있다가 뒤에서 얘기해드릴게요:)

 

여튼.

날마다, 브랜드 책을 처음 딱 보았을 때 저는 날마다와 브랜드 사이의 ,에 굉장히 꽂혔습니다.

그냥 날마다 브랜드라고 할 수도 있는데 가운데에 쉼표(,)가 들어가면서 좀더 사람에게 편하게 다가오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그래서 괜히 첫인상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표지를 만졌을 때 느껴지는 살짝 까슬까슬한 이 촉감 역시,  좀 더 편한 마음으로 책장을 넘기게 하는 것 같았고

완전 하얗지 않고 살짝 누리끼리한 본문 종이도 '디자인 서적'이 아닌 '누군가의 이야기'를 읽는 기분을 느끼게 했습니다.

 

 

올바른 브랜드란 무엇일까?

브랜드란 단어가 본격적으로 등장한건 십수 년이 훌쩍 지났습니다. 그럼 브랜드라는 건 무엇일까요?

브랜드란, 사전적 정의로 어떤 경제적인 생산자를 구별하는 지각된 이미지와 경험의 집합입니다.

 

예를 들면, 애플의 브랜드는 한입 베어 먹은 사과 모양이 아닌, 더 편리하고 행복한 삶을 누리게 해주겠다는 약속입니다.

 

사람들은 제품과 서비스를 접하면서 감정을 느끼게 되고, 이때 느끼는 감정으로 어떤 브랜드에 대한 인식이 형성되는데,

이런 인식들이 모여서 브랜드 이미지가 만들어집니다.

 

따라서 올바른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견고한 정신에 기반을 두고

고객과의 약속을 지켜나가는 것을 최우선으로 고민해야 합니다.

 

그럼 좋은 브랜드는 무엇일까요?

 

그동안 보았던 나이키 광고를 한번 떠올려 보세요.

나이키 광고를 보면 우리가 아디다스 운동화보다 좋다 혹은 우리가 푸마보다 운동복을 더 잘만들었다, 식으로

경쟁브랜드보다 기능이 좋다고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대신에 사람들에게 운동에 대한 열정을 불러일으키고 그 열정을 서포트해주기 위해 고민하고 흔쾌히 도와주겠다는

메시지를 던집니다.

 

따라서 좋은 브랜드는 경쟁 브랜드와 싸워 이기는 방법보다, 브랜드를 통해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가치 있는 변화를 

제안하고 그 약속을 잘 지켜나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합니다.

 

이 내용을 보고 저번 트레바리 시간에 읽었던 '지적자본론'이 떠올랐습니다.

그 책에서도 '가치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가치', '약속'은 중요합니다. 브랜드가 약속한 것을 잘 지키고 그 가치를 꾸준히 전달해준다면,

고객들은 자연스럽게 브랜드에 대한 강한 결속을 느끼게 됩니다.

 

그럼 브랜드를 개선 시킬땐 어떻게 해야할까요?

싹 다 갈아 엎는게 좋을지, 기존꺼를 어떻게 이어가야할지 고민이 많이 되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브랜드의 디자인이 시간에 따라 진화되면서 정체성을 지키게 중요하다..

그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다양한 접점에서 일관성을 유지하여야 하고, 이는 브랜드스러움을 실체화하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브랜드는 사람과도 같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굉장히 인상깊었던 말이 있었습니다.

바로 '드러내기는 쉽지만 스며들기는 어렵다.'라는 말이었습니다.

책의 목차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사람을 볼 때도 독특하고 개성 강한 사람을 금방 쉽게 인식합니다.

하지만 인식되었다고 그 사람에게 꾸준한 호감을 가지는 것은 아니죠.

첫 인상이 강렬하지만 알면 알수록 호감이 떨어지는 행동을 한다면, 언젠가는 그 사람과 친하게 지내지 않게 됩니다.

 

그래서 비록, 첫 인상은 평범했어도 꾸준히 보면 볼수록 괜찮다 느끼고, 제 일상에 점점 스며드는 사람에게 호감을 느끼게 됩니다.

 

브랜드는 사람과 참 많이 닮아있습니다. 처음 마주할 때의 인상, 사소한 것으로 인해 생기는 호감, 알아가면서 느끼는 다양한 감정과

머금고 있는 풍경과 분위기까지.

 

그래서 브랜드 역시, 단기간이 아닌 중장기적인 목표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그래서 브랜드가 지향하는 핵심 가치와 고객 편익에 대한 약속을

계속해서 지켜나가고, 이를 통해 고객의 신뢰와 애정을 얻어야합니다. 그리고 이를 오랫동안 지속하여 고객들에게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하여야합니다.

 

감각에 대한 이야기

 

해당 책에는 '자고 있는 감각을 깨우자'라는 목차로 적혀있는 글이 있습니다.

아까 제가 위에 책에 대한 첫인상을 말하면서 '온라인보다 오프라인으로 책 구매하는 걸 선호한다.'라고 말했었는데,

그 역시 이쪽에 좀 해당하는 얘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저희는 시각적인 요소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카카오톡을 통해 대화를 오고가는 것 역시 청각이 아닌 시각에 의한 것이며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는 영상이나 사진처럼 시각적인 콘텐츠에 취중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저 역시 포함하여 음식이 나오면 맛을 음미해보기도 전에 사진부터 찍으러고 하죠.

(사족을 붙이자면, 저는 '사진'이라는 매개체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지금 이 순간을 담을 수 있는 게 사진이니까요.)

 

하지만 시각에만 의존하지 말고, 다른 감각에 대해 집중을 하면서 오감을 다 사용할 수 있게 된다면

좀더 풍요로운 일상을 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깨우치게 하기 위해서인지 이 챕터는 실제로 '감각'을 느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눈을 감고 청각과 촉각에만 집중하여 책장을 넘길 수 있게 만든 부분이 존재하는데,

책장이 넘기는 소리, 손에 느껴지는 종이의 감촉, 종이의 냄새...

시각을 제외한 모든 것에 집중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제가 오프라인으로 책을 사게 되는 이유를 여기서 다시 한 번 느끼게 된 듯 합니다.

 

그리고 책에는 어둠속의 대화란 전시에 대한 내용도 나와있는데요.

저 역시 몇 년전에 해당 전시를 다녀와서 많은 걸 깨닫고 느꼈었습니다.

'시각'과 '빛'에 대한 소중함을 알게 되면서도 '촉각', '청각', '미각', '후각'에 대해 그동한 소홀했던 게 아닌가,라는

생각도 했었거든요.

 

시각이 차단이 되는 순간, 현재를 파악하기 위해 나머지 네 가지의 감각이 굉장히 열일 하는 경험을 하게 되면서

모든 감각의 필요성도 느꼈고 소중함도 느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소중한 나의 하나하나의 감각을 참 무디게도 그냥 

사용하고 있었구나,라고도 생각했었습니다.

 

그리고나서 몇 년이 지난 지금, 또 많은 감각을 잠재워놓고 있었는데

해당 챕터를 읽게 되면서 좀더 하나하나를 음미하고 집중하면서 오감각을 살려봐야겠구나, 라고 깨닫게 되었습니다.

 

 

 

소통하는 디자인

고객과의 소통을 위해 브랜드의 모든 접점, 즉 커뮤니케이션 매체들은 각기 저마다의 역할을 지니고 있습니다.

따라서 기획자 관점에서의 올바른 브랜드 디자인은 이유와 목적이 분명해야합니다.

그리고 디자이너는 디자인을 통해 브랜드가 지향하는 바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소통하는 디자인을 해야합니다.

 

심미적인 것도 좋지만, 브랜드가 전하고자 하는 의미가 담겨있지 않다면

그건 브랜드 디자인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디자이너가 브랜드와 고객 사이의 원만한 소통을 위한 디자인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브랜드의 디자인을 바라볼 때

효과적으로 소통하는 디자인을 완성할 수 있게 됩니다.

 

따라서 선 하나, 텍스트 하나 등 브랜드를 구성하고 있는 모든  요소가 브랜드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무엇을 의미하는지,

고객에게 브랜드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해야합니다.

 

 


마치며

책을 읽고 나서, 브랜드 디자인에만 해당되는 말들은 아니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령, '감각을 동원하여 더욱 풍요롭게 살자.' 라든지 '소통이 중요하다'라든지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것이 중요하다' 등등.

책에서 '브랜드는 사람과도 같다'라는 구절을 본 다음부터는 위처럼 여러 디자인에 대한 내용들을 인생에 대입하면서 읽게 되었는데요.

인생 살아가면서도 새겨들어야할 말들이라고 생각이 드니, 책을 다 읽고 나서 자기계발서를 즐겁게 읽은 듯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앞으로 디자인을 하면서 어떻게 중심을 잡고, 프로젝트를 진행해야할지에 대해 기준이 생겨지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예쁜 디자인'을 하기 위해 놓치고 있었던 부분이 많았던 것 같은데, 이 책을 보면서 다시한 번 사용자를 위하고

진정성이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모닥팀 친구들과 함께 사이드프로젝트를 하게 되었는데, 이 사이드프로젝트의 UX/UI를 설계하면서

아마 이 책을 통해 세워진 기준을 많이 적용하게 될 것 같아요.

 

지금 아주 필요한 시기에 저에게 큰 양분이 되어준 책이 된 것 같습니다 :)